파도 위를 걷는 여자

Share:

Listens: 0

TellMe

News & Politics


"파도를 걷는 느낌이에요!" 보드 하나에 몸을 맡긴 채 바다 위를 걷는 '서핑'에 푹 빠진 박승희(여, 26) 씨. 그녀는 국내 서핑 대회에서 상위권 순위에 올라있는, 몇 안되는 국내 여성 프로 서퍼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류인 서핑은 TV광고나 외국 영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이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크게 늘고 있다. "처음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탔죠. 하지만 부상으로 발목에 철심을..." 부산 출신의 그녀는 스케이트보드 부상 후 지인을 통해 서핑이란 것을 접하고 무작정 서핑 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파도가 있는 날이면 직장 나가기 전에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바다로 달려가 서핑을 했죠. 그리고 소금기 있는 머리로 출근을 했는데...원장님이 싫어하시더라고요." 당시 간호사로 근무했던 그녀는 좀 더 많은 연습과 대회 출전을 위해 근무하던 병원마저 그만두고 서핑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한국에서 세계대회가 열리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오는 6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JEJU OPEN 서핑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에, 그녀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전 세계의 ASP (국제 프로 리그부)에 소속된 외국인 선수들만 참가하게 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타보지 않으면 느낌을 알 수 없어요." 그녀는 파도가 가장 높은 높이의 모양을 만드는 순간 동물적 감각으로 보드를 밟고 일어선다. 이 순간에 대해 그녀는 절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타보기를 권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서핑은 아직 시작 단계. 서핑을 가르쳐 주는 곳이 몇몇 있기는 하지만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녀 역시 정식으로 서핑을 배우지는 못했다는 사실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하지만 후배들에게는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서핑을 향한 그녀의 꿈이 바다만큼 넓고, 파도만큼 높다.